고향과 당신



한들한들 춤을 추게 되면
내 마음은 이미
고향으로 달려가고,

고향을 생각하고 있으면
내 마음은 벌써
당신에게 향해 있습니다.

고향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하고
항상 포근하게 나를 안아줍니다.

슬프거나 쓸쓸할 때
고향은 나에게 오라
손짓을 하며,

추락하는 낙엽의 비애에
흔들리지 않도록
고향향기 가득
산들바람에 실어 보냅니다.

당신과 고향이
내 안에서
함께 파도 치듯
출렁거리고 있는 것은
당신이 고향처럼
포근하게 나를 안아주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있어
고향으로 가는 길은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이기에

그 두근거림과 애뜻함은
언제나 변함이 없기에

고향이
나의 어떠한 모습이라도
한결같은 사랑으로
같은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 주듯이

당신도
그 자리에서
내 마음의 고향처럼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습니다.[LP]


어느새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지금의 명절모습은 예전하고는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고향을 더욱 떠오르게 하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명절이 다가오면 항상 애뜻함을 안겨 줍니다.

갈 수 있는 고향이 있는 사람은 고향으로 갈 수 없는 사람보다 행복합니다.
비록 고향은 있지만 이런저런 사연으로 갈 수 없는 슬픈 사람도 있고, 고향이 없어진 사람도 있고, 또 고향의 모습이 완전히 변하여 옛모습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에게는 아직은 갈 수 있고, 그리 많이 변하지도 않은 고향이 있어 행복합니다. 하지만 고향을 갈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은 아니고, 고향이 이미 내 안에 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내 안의 고향은 언제나 나를 포근하게 감싸주며 삶의 여정을 함께 하고 있지요.

나도 고향은 있지만 처음으로 이 땅에 내려온 그 곳으로 자주 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먼 고향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민속마을을 가게 되면 고향에 가 있는 기분이 듭니다.
갈 수 있는 고향이 없거나, 고향을 잃어버린 사람도 그곳을 고향으로 여기며 가끔씩 나들이 하면 마음의 평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당신도 마음의 고향을 안고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마음의 고향 모습이 내가 그리는 모습과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늘 포근하고, 애뜻하기에, 내 안에 있는 당신과 고향의 모습처럼 당신의 마음 안에도 늘 애뜻함을 느낄 수 있는 고향과 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어린왕자[가을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