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숲 ‘초록 샤워’ 몸도 마음도 가뿐
--------------------------------------------------------------------------------
[광주일보] 2009년 06월 05일(금) 18:34

휴일 번잡한 도심을 피해 나무 숲이 울창한 숲 속을 걷고 있으면 상쾌한 공기 덕분에 일상생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바로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 때문이다. 휘발성 향기물질인 피톤치드는 ‘식물체가 주위의 미생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발산하는 일종의 항생물질’이다.
피톤치드는 심리적 안정감과 피로회복, 심장 강화, 천식과 폐결핵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생각을 없앤다.
대자연의 품에 안겨 천천히 걷는다면 피톤치드의 ‘덕’을 볼 수 있다. 5∼6월은 산림욕을 하기에 가장 좋은 철이다. 피톤치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산림욕 방법을 알아보자.
◇ 효과적인 산림욕 방법=가을보다는 봄·여름이 좋다. 숲이 내보내는 피톤치드의 양은 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 최대치에 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편백나무의 100g당 피톤치드 함량은 여름에는 4.0㎖이지만 겨울에는 2.5㎖밖에 안 된다.
아침, 저녁의 상쾌한 기분에 속지 말자. 아침, 저녁보다는 정오부터 오후 시간대가 더 좋다. 침염수, 활엽수 모두 기온이 상승하는 정오 무렵에 피톤치드의 방출량이 최대치에 달하기 때문이다. 또 기온이 높아질수록 공기 유동이 빨라져 피톤치드 발산량이 많아진다. 소나무의 시각별 피톤치드의 방출량은 아침 6시에는 2.71ppb, 저녁 6시에는 6.9ppb이지만 낮 12시엔 9.74ppb나 된다.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많은 곳이 효과적이다. 피톤치드는 활엽수보다 침엽수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피톤치드 함량이 가장 많은 나무는 편백나무다. 100g당 피톤치드 함량이 4.0㎖다. 우리나라에 흔한 침엽수 중에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피톤치드를 많이 생산한다. 건강에 좋은 음이온 역시 침엽수 잎을 통과할 때 많이 발생한다.
산 꼭대기보다는 산 중턱이 효과가 좋다. 바람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으므로 산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바람이 강한 산 밑이나 산 꼭대기에는 공기의 이동이 빨라 발생된 피톤치드가 날아가 버린다.
◇ 숲속에서 걷는 법=숲에서는 오래 걷고 운동을 많이 해도 피곤하지 않다. 도시보다 산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숲에서 걷기 1시간 전 음식을 먹어두면 체력에 도움이 된다.
숲길은 지형이 다양하므로 지형에 맞춰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시작할 때는 천천히 걷다가 10여 분 후에는 빠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걷는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는 보폭을 작게 잡고 천천히 걷는 게 좋으며 평지에서는 가능한 빨리 걷는다.
걸을 때는 발뒤꿈치,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을 수 있도록 걷는 게 좋다. 물병을 양손에 쥐고 걸으면 걷기가 더 쉽다.
◇ 숲 속 산소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심호흡법=숲에 갈 때는 피부를 통해서도 산소가 흡수되므로 바람이 잘 통하는 면 소재 옷을 입는 게 좋다.
조용하고 편안한 장소를 찾아 자리를 잡은 다음 두 눈을 감은 채 코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쉰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배가 볼록해질 때까지 마신다. 들이마신 숲의 깨끗한 산소가 몸의 구석구석 세포 끝까지 전달된다고 상상을 한다. 숨을 내쉴 때는 배가 꺼질 때까지 내뱉으며 이때 몸속에 축적된 이산화탄소 같은 노폐물이 빠져나온다고 상상하면 효과가 더 좋다.
◇ 산림욕을 즐길 만한 곳=화순 백아산 자연휴양림(061-379-3737)은 숲이 울창해 식물에서 발생하는 신선한 피톤치드가 많기로 유명하다. 전라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전남의 6대 명산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백아산휴양림의 연간 피톤치드 발생량은 715ppt로 광양 백운산, 해남 두륜산, 장흥 천관산, 장성 축령산, 고흥 팔영산 등을 제치고 전남지역 최고 기록을 차지했다.
장성 축령산 휴양림(061-390-7224)은 인공으로 조림된 숲 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곳으로 높고 곧게 자란 침엽수림이 일품으로 꼽히는 곳이다.
평균 20m 높이의 측백나무, 삼나무가 울창한 이곳은 산림욕을 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산의 경사도 완만하고 산책로 중간에 휴식공간도 있다.
무주 덕유산자연휴양림(063-322-1097)은 침엽수가 많아 산림욕에 최적이다.
덕유산휴양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독일가문비나무숲이 펼쳐져 있다. 낙엽송 및 잣나무 조림목이 울창하고 주변경관이 수려해 휴식공간 최적지로 꼽힌다.
인근지역에 무주리조트, 덕유산 국립공원, 라제통문, 무주양수발전소, 적산산성 등의 관광명소도 많다.
/이은미기자 em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