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 읽어볼만하여 옮깁니다. 서비]



“음력설과 祭祀文化”, 이대로 좋은가 ? -李大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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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지금 양력(新正)/음력(舊正)으로 이른바 “二重過歲”를 하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韓國밖에 없다.
또 자기 祖上에게 철철이 “祭祀”를 지내는 나라도 韓國밖에 없을것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이 오늘날 韓國을 세계에서 매우 특이한 나라로 만들고 있다면, 한국은 왜 그런 특수한 文化를 갖는나라로 만들어졌을까?

新正과 舊正, 이 二重過歲 문제와 祭祀 문화는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한국인은 평소 公的인 사회생활은 분명 세계 공통의 陽曆으로 하면서도, 過歲(설)만은 陰曆과세를 고집하는 이유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祖上에 대한 祭祀만은 음력으로 지내겠다는 고집 때문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는 해석이다.

二重과세와 祭祀문화는 지금 한국사회에 중대한 惡영향을 가져오고 있다.


사람들이 잘 知覺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사회가 지금처럼 사회적, 문화적, 심지어 종교적으로,
예컨대 ① 모든 일에 原則과 基準이 없고, ② 公과 私를 구분하지 못하고 ③ 名과 實을 일치시키지 못하고, ④ 不正-부패-不條理 등이 만연되고,
⑤ 허례허식과 사치-낭비 풍조에 빠져들고, ⑥ 宗敎 조차 祈福사상으로 오염되는 이런 고약한 경향이 모두 이 二重과세/祭祀문화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지금 左와 右, 保守와 進步,親北/反美와 親美/反北 등으로의한국사회의 分裂과 泥田鬪狗도 따지고 보면 이 양력(新正)과 음력(舊正)간의 분열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할 것이다.

二重과세와 祭祀문화, 이는 이제 더 이상 한국 고유의 전통적 美風良俗으로 치부 할 수는 없다.


한마디로 그것은 글로벌化의 세계추세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우리네 삶을 무원칙하고 불합리하게 만드는 둘도 없는 정신적 바탕으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新正을 맞은지 한 달 여 만에 또 舊正 (음력설)을 맞는 이런 일을 당하고 어찌 그것을 ‘正常’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1. 陽曆과 陰曆 : 陽曆(solar calender)은 일찍이(BC 11세기 경) 이집트에서 1년을 365일로 하는 ‘太陽曆’ 을 만든 것이 그 始初라고 한다.

그 후 보다 정확하게 1년을 365.25일로 고쳐 4년마다 閏日을 넣어 366일로 하는 ‘율리우스曆’이 나오고,
다시 16세기에 와서 이 閏日을 100년마다 한번 씩 줄여 400년에 97회만을 閏日(366일)로 하는 ‘그레고리曆’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반면 陰曆은 달(月)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만들었다.

보통 ‘月曆(달력)’이라고 칭하는 음력은 달의 朔望(초하루와 보름)을 기준으로 한 달을29.5일로 정하고 4년마다 閏月(윤달)을 넣어 조정하는 식이다.

이는 처음 中東(아랍)지역에서 만들어져中國을 통해 韓國에 전해지고, 한국은 三國시대부터 줄곧 이를 사용해오다가 구 韓末(1896년) 高宗 때 양력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陽曆이 陰曆보다 훨씬 정확하고 과학적임은 두말할 것 없다.
4년에 양력 하루와음력 한 달 간의 차이이니 30배 정확하다고 할 수 있다.

이리하여 일찍부터 세계 모든 나라가 양력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農事일과 관련하여서는 음력이 더 효과적이란 말도 있었지만 그렇지를 않고, 다만 漁業에서만은 음력이 보다 편리하다고 할 수 있을 뿐이다.



2. 새 해 맞이(過歲) : 인간은 누구나 空間과 時間의 제약 속에서 살아간다.


삶의 터전인 空間은 그래도 때에 따라 옮겨 살 수 있지만, 시간은 절대 그를 수가 없다.
인간의 生老病死가 바로 그것을 말해 준다.

누구나 1년 365일이 지나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이것이 過歲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날(기준일)은 1년에 단 하루(설날)여야 한다.

이 당연한 일이 지금 한국에서는 ‘新正’, ‘舊正’으로 두 번씩이다.
나이를 두 번 먹는 꼴이나 다름없다.

1897년 ‘大韓帝國’의 성립과 더불어(高宗 34년) 한국도 공식적으론 음력을 양력으로 바꾸었으나 그것이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못하였다.

그 후 日政 시대 總督府에 의한 양력 사용과 陽曆過歲 장려가 행해졌으나 이 역시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였다.
여기에는 양력설은 ‘왜놈 설’이라 하여 민족의 美風良俗을 해친다는 저항도 있었다.


해방후 자연스럽게 음력과세로 되돌려졌다가
1960년대 초 朴正熙 군사정부에 의해 檀紀를 西紀로, 陰曆을 陽曆으로 바꾸는 일대 개혁조치가 단행되고, 그 후 過歲도 新正(양력설)으로 바꾸도록 적극 장려했다.

都市지역을 중심으로 거의 양력설로 넘어가는 듯했으나
朴正熙의 죽음과 함께 새로 등장한 1980년대 全斗煥/盧泰愚 정부에 들어와 ‘民俗의날’이니 뭐니 하면서 다시 음력설로 되돌아가는 역사의 후퇴를 가져왔다.

음력과세로의 回歸는 정치를 대중이 원하는 쪽으로 끌고 가는 포퓰리즘(populism)의 산물이다.

그 후부터 국민은 자기 원하는 대로, 자기 멋대로 설을 쇠는 식으로 되어 각기 新正, 舊正으로 二重過歲하는 풍속이 정착되기에 이르렀다.

새 해 인사를 두 번씩이나 해야하고, 사회 지도층 인사까지도 2010년 새 해 年賀狀을 보내면서 버젓이 ‘謹賀新年! 庚戌 元旦’이라고 써 보내고 있다.

양력 2010년과 음력 庚寅年을 구분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이다.



3. 祭祀 文化 : 한국이 언제부터 家禮(冠婚喪祭)의 하나로 ‘祭祀’를 지내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것이 중국의 儒敎/儒學 전통에서 傳來된 것만은 틀림없을 것 같다.


어쨌든 祭祀 儀式은 사람이 죽으면 肉體와 魂魄(영혼)이 분리되어 육체는 죽어 소멸하지만 영혼은 죽지 않는다고 하는 믿음(신앙)과
그리고 祖上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恭敬이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유교 전통이라지만, 그것은 古代 孔/孟시대 原始儒敎부터라고 하기보다는 아마 朝鮮시대 性理學(朱子學)의 도입과 더불어 본격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 기실 孔子는 인간의 死後 세계나 鬼神의 존재에 대해 무척 회의적이었다. 그럼에도 儒家에서는 厚葬과 久喪, 祭祀 등에 대해서는 철저했다.
이 점에 대해 역사적으로 道敎, 墨家 등으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기도 했다.


祭祀(家禮)에는 忌祭, 祠堂祭, 時祭, 墓祭 그리고 名節에 지내는 차례 등이 있다.

음력설이나 秋夕에 지내는 것은 차례다.
차례는 새 해를 맞이한다든가, 새 곡식을 거둔다든가 하는 계절적 의미(西洋의 秋收감사절)를 가지고 이를 조상에 고하는 행사다.

따라서 祭祀는 귀신을 섬기는 祈福사상보다 祖上에 대한 恭敬의 의미가 더 강한 것 같기도 하다. 동양에서의 祭祀는 埋葬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埋葬문화는 또한 風水地理說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古來로 중국에는 陰陽家(諸子百家의 하나)에 의한 地官(方士)의 벼슬이 있었고,
그들은 吉凶의 占卜을 치고, 미래(죽음)를 예언하고 不老長生을 꿈꾸며, 吉日과 墓터를 잡는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父母를 明堂자리에 埋葬하고 거창하게 祭祀를 지내는 일이야말로 자식된 최대의 道理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火葬 비율이 62%(2008년)에 이르는 지금 이런 유의 埋葬과 祭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4. 陰曆설/祭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음력설이나 제사문화는 지난 農耕시대 삶의 遺産이다.
한 곳에서 代代로 農事를 짓고 살아가는 定住생활을 하던 시대, 가까운 뒷산에 祖上의 墓를 쓰고 자주 살피면서 예를 올리던 시절의 文化라는 얘기다.

이제 삶의 공간적 이동이 격렬하게 일어나고 또 農事일을 팽개치고 祖上 墓하고는 멀리 떨어져 도시에 나와 장사나 하며 살아가는 처지가 아닌가?

도시 아파트생활에서 음력이 왜 필요하며, 또 祖上 墓를 간수 못하는 처지에 祭祀는 올려서 뭐하겠는가?

朴正熙 시절 국제적 기준에 맞춘다고 舊正을 新正으로 바꾸고자 함은 물론,
그밖에도 1973년 冠婚喪祭 儀式의 간소화를 위한 準則(家庭儀禮準則)을 만들어 강력히 실시코자 했다.

결혼 때 ‘청첩장’을 돌리지 못하게 하고, 초상때는 屈巾祭服을 못 쓰고/못 입게 했으며,
祭祀는 4代奉祭祀를 2代祖까지로 줄인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개혁조치는 전술한 것처럼 全斗煥/盧泰愚 정부의 개혁 후퇴와 그 후 민주화 정권이란 YS/DJ정부에 와서 완전히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음력은 양력에 비해 훨씬 불합리하고 非과학적이다.
그럼에도 왜 한국인은 이런 비과학적인 음력에 매달리고 있는가.


우선 傳統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한국인의 보수적 性向이다.

예컨대 결혼할 때 四柱/宮合을 본다든가, 移徙 갈 때 擇日/方位를 보는 것 등은 모두 음력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정치인이나 出馬를 할 때도, 기업가가 사업을 벌릴 때도 占을 친다.
이렇게 迷信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오랜 弊習이 하나같이 陰曆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하고 한 週의 계획은 월요일에 하듯이, 1년의 계획은 정월 초하룻날에 한다.
한 해의 시작일(初日)은 마땅히 하루여야만 한다.

굳이 음력 초하룻날을 기념하고자 한다면 ‘설(舊正)’로 할 것이 아니라 秋夕이나 端午처럼 명절로 하면 된다.
중국의 ‘春節’처럼 말이다.
이 경우 음력설을 하나의 名節로 쇠기 위해 서는 지금 같이 歲拜나 祭祀를 지낼 필요가 없다.


새 해를 맞아 굳이 祖上에게 禮를 올리겠다면 양력설에 하도록 하면 된다.
忌祭祀의 경우도 生辰이나 壽宴 잔치하듯이 양력으로 지낸다.
모든 삶의 時制를 陽曆에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5. 맺는 말

금년에도 음력설을 앞두고 어김없이 全國의 도로망이 심한 紅疫을 치를 것이라고 한다.
경기가 좀 풀렸다고 歸省人波가 例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란다.

정부나 매스컴에서는 이를 억제하기는커녕 오히려 ‘民族大移動’이니 뭐니 하면서 뒤에서 부추기는 짓거리를 하고 있다.

글로벌화 시대에 무작정 退步的인 고향 찾기 엑소더스(exodus)가 무슨 자랑거리란 말인가.

한 해에 秋夕, 舊正 두 번씩이나 말이다.

과거 農耕시대에나 있을법 한 이런 ‘都市大탈출극’이 바로 祖上에 대한 祭祀문화의 殘滓때문이란 생각에 이르고 보니 한가닥 서글픔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