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보이스피싱도 마찬가지다.

사전에 대비를 하면 그만큼 사기당할 확률도 낮아진다.
정부도 사전 예방 활동을 하고, 안전장치도 만들었다.
이것은 피해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지 근절책이 되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보이스피싱 범죄를 모면할 수 있을까.
경찰, 검찰, 금융기관 등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응법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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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공공 기관(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등)이나 금융기관(은행 등)을 사칭할 때는
일단 의심을 해야 한다.

이런 때는 전화를 건 사람이 어느 부서의 누구인지를 물어본 후 전화를 끊는다.
해당 기관에 문의해 전화를 건 당사자가 실제 근무하는지를 확인한 후 직접 통화해야 한다.

전화를 건 사람의 말투가 조선족 억양이거나 통화자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
책을 읽는 듯한 말투, 일방적으로 본인 이야기만 하는 경우 의심해야 한다.

녹음된 멘트로 시작되는 전화도 마찬가지다.
열에 아홉은 사기 전화 아니면 영업용 전화이다.

수사기관에서 녹음된 멘트로 전화하는 일은 없다.
공공 기관이나 신용카드사 등에서도 대개 서면(우편)을 이용한다.


전화로 개인정보나 금융 정보를 상세히 물을 때도 사기 전화일 확률이 높다.


공공 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서는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까지 물어보지는 않는다.
'현금지급기 조작'을 지시하는 경우에는 100% 사기로 보아도 무방하다.
은행 직원이나 타인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의심받을 행동이다.


어떤 경우에도 개인정보 발설하면 안 돼

휴대전화에 뜨는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수사기관이나 공공 기관인 것처럼 전화번호를 바꾼다.
일명 '전화번호 변작' 수법이다.
사기범들은 얼마든지 원하는 전화번호로 바꿀 수가 있다.

여기에는 국내 별정 통신업체들이 관여하고 있다.
중국에 있는 통신업체와 국내 별정 통신업체가 국제 전화 회선 연결 계약을 체결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발신번호로 표시되기를 원하는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번호가 수신자에게 발신번호로 표시된다.
최근에는 실제로 근무하는 공무원의 이름까지 사칭하는 경우도 있었다.

만약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송금한 경우에는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이럴 때는 즉시 112를 통해 지급 정지를 요청하고, 가까운 경찰관서 민원실에 가서 신고한다.
경찰청의 '112 신고 지급 정지 서비스'는 범인이 피해금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제도이다.


서울 용산에 사는 이창성씨(가명·남)의 사례를 보자.

이씨는 지난해 9월쯤 은행 직원이라고 사칭한 사기범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그는 "누군가 당신의 신분증을 가지고 돈을 찾아가려고 한다.
경찰에 신고해주겠다"라며 112 경찰관, 영등포경찰서 사이버 수사팀장, 검사를 사칭하며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당신 통장 계좌에 있는 거래 내역을 추적해야 하니
내가 불러주는 계좌로 돈을 이체시키라"라고 했다.

이씨는 3천4백만원을 송금했다.

그런데 나중에 사기라는 것을 알고 112에 신고해 범죄자 명의의 계좌에 대해 지급 정지를 요청했다.
이씨는 한 푼도 사기를 당하지 않았다.

지급 정지된 금액에 대해서는 거래 은행 등을 방문해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을 신청하면 된다.
금감원 등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개인정보를 발설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