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거시기 할 생각 없나", 법무장관 "....?"
[노컷뉴스 2005.04.14 11:29:30]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과 김승규 법무장관이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과정에서 정치인 사면과 관련해 알 듯 모를 듯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영화 ''황산벌''의 유명대사 ''거시기''가 국회 대정부 질의 답변과정에서 재연됐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1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의 도중 대선자금 관련 정치인 사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승규 법무장관에게 "사면을 거시기 할 생각이 없는가?"고 물었다.
김승규 장관은 잠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거시기가 무슨 말씀인지"라고 되물었다. 김 장관은 곧 이어 안 의원이 대선자금 비리에 연루된 정치인들에 대한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 없는지를 묻는 것임을 알아채고는 웃으면서 "거시기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의원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안영근 의원은 이해찬 총리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정치인 사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자 이해찬 총리는 "사면과 관련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것은 국민들의 공감이 있어야 한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할 생각이 없는가''는 안 의원의 물음에 대해 이 총리는 "국민적 공감이 형성되면 건의를 생각해 보겠지만 건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대통령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대선자금 관련 정치인 사면문제는 여야 모두가 내심 바라지만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불감청 고소원(不敢請固所願)인 사안이다. 다만 국민정서 때문에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가 두려운 일이 되고 있다.
아마도 안 의원과 김승규 장관의 ''거시기'' 발언은 정치인 사면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이 조심스러웠기 때문으로 보였다. CBS정치부 성기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