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활한 지도 벌써 40년이 넘었지만 한 번도 비닐하우스를 본 적이 없다. 꽃을 재배하는 온실이 있을 뿐이다.
농작물을 키우기 위한 ‘비닐하우스’는 일본의 발명품이다.

일본의 비닐하우스는 처음에는 창호지로 만들어졌으나 1953년경부터 염화비닐로 바뀌었다.
비닐하우스가 보급된 것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하우스 안에서 재배하면 이른 봄철부터 추워지기 시작하는 초겨울까지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비닐로 둘러싸여 있어 비바람이나 해충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해준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하우스 재배의 단점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우스에서 재배된 농작물은 노지에서 재배된 농작물에 비해
‘식물화학물질’이 적다는 점이다.

식물화학물질은 식물에 함유된 색소나 향기 등 지금까지 영양학에서는 영양소라고 인정하지 않았던 기능성 성분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해 식물화학물질에 높은 항산화작용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면역력을 높이고 여러 가지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항산화 영양소‘로 주목을 끌게 되었다.
식물화학물질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는 사람도 ‘폴리페놀’이나 ‘이소플라본’과 같은 말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레드와인에 풍부한 것으로 유명한 ‘폴리페놀’, 수박이나 토마토 등 붉은색을 내는 성분인 ‘리코핀’, 콩의 ‘이소플라본’., 녹차의 ‘카테킨’이나 깨의‘리그난’이 모두 식물화학물질이다.
현재 발견된 식물화학물질은 수천 종류지만 실제로는 수만 종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물화학물질에 관한 연구는 1980년경에 시작되었다.
아직 역사는 짧지만 여러 가지 건강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식물화학물질의 건강효과

① 활성산소 제거
② 손상된 세포(유전자)복구
③ 암세포 증식 방지(암 예방)
④ 감염증에 대한 저항력 강화
⑤ 면역력 향상
⑥ 기억력, 집중력 강화, 알츠하이머 예방
⑦ 노화 방지

이렇게 훌륭한 효과가 있는 식물화학물질은 대부분 식물성 식품에 함유되어 있지만, 그 생성 과정에는 ‘햇빛’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

식물은 동물처럼 스스로 이동하지 못한다. 강한 자외선을 받아도 벌레가 꼬여도 묵묵히 참고 견딜 수 밖에 없다. 그 대신 식물은 이런 환경에 적응해 스스로 살아 남는 방법을 터득했다.

강한 자외선에 손상되지 않도록 자외선을 흡수해 무해한 것으로 바꾸는 물질과 해충을 막기 위해 벌레가 싫어하는 물질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물질이 바로 식물화학물질이다.
하지만 생성을 유발하는 자극, 즉 자외선이 적으면 식물화학물질도 덜 만들어낸다. 따라서 햇볕이나 비바람, 해충과 같은 외부 자극을 막는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식물은 충분한 자극을 받은 노지 재배 식물보다 식물화학물질이 적게 들어 있다.
확실히 하우스에서 재배된 일본의 채소와 노지에서 재배된 미국의 채소를 비교하면 색이나 향기가 크게 차이 난다.

오이도 피망도 가지도 노지에서 재배한 것이 확실히 크고 껍질도 두꺼워 씹는 맛이 있다. 양상추나 시금치 등 잎채소도 뻣뻣한 느낌이 들 정도로 두툼하다.

부드러운 채소에 입맛이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런 노지 재배 채소가 먹기 힘들다고 말하지만, 채소는 원래 이렇게 힘이 있는 식품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영양소나 식물화학물질도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란 채소나 과일에 훨씬 풍부하게 들어 있다.

항산화물질은 우리 몸속에서도 만들어지지만, 엔자임과 마찬가지로 신선한 식품으로 섭취하면 우리 몸의 부담을 줄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태양빛을 듬뿍 받은 건강한 채소를 선택하자.
식물화학물질이 풍부한 채소는 엔자임도 많이 들어 있는 좋은 식품이다.

하우스 재배인지 아닌지 겉모양으로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제철에 나는 것을 먹으면 자연스럽게 하우스 제품을 피할 수 있다.


冊( 병 안 걸리고 사는 법 신야 히로미 박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