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희입니다.
몇 번 들랑거리며 친구들이 올린 소식과 음악만 들었습니다.
최근에 뜬금 없는 일을 당해서, 첫 글을 올립니다.

며칠 전 사무실 자동응답기에 신혜성이 음성을 남겼습니다. 전화 달라고요.
정말 오랜 만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했고, 너무나 본 지 오래라고 섭섭해하면서, 왜 동창회에 나오지 않느냐고 제가 물었습니다.
안, 이 여친께서 뜬금 없이 "니가 왜 동창회를 나가냐? 졸업했냐?" 하잖아요? 자기는 5학년 때 전학을 와서 그런지 동창회에서 연락을 안하더라나요.
오늘 다시 동창 명부를 확인했더니 제 이름이 떠억 적혀 있잖겠어요.
참 뜬금 없는 여친이지요?
제가 "니가 먼저 연락을 하면 되지" 했지요.
쑥스럽대요.
요즈음도 시를 열심히 쓰고, 최근에는 크리스찬아카데미에서 시상하는 시문학상도 받고 그랬대요. 곡성 문학인 행사에 갔다가 제 이야기 듣고, "섬진강"에서 전화번호 찾아 연락했대요.
부끄러워서 못나오는 모양인데, 친구들이 연락을 좀 하시면 어떨까요?
여친 전화번호를 허락 없이 널리 알렸다가 혼날까봐, 번호는 못 올리겠어요.
관심 있는 사람이 전화번호 물어오면 알려드릴께요.
내 전화는 011-647-1300, 062-530-1437 입니다.
제가 동창회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 주었어요. 저도 이제 들락거리겠지요.

9월 말에 추석 때 날씨 탓하면서 못갔던 성묘를 갔습니다.
아부지 모시고 옥과에 갔다가, 전순자, 강대선, 정승채가 언젠가 술먹으면서 장터 입구에 동창이 "섬진강 민물장어"집을 열었으니, 가거든 거기서 밥 먹으라했던 생각이 나서, 그 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식사하고 나오면서, 사장에게 "나 아시는가?" 했더니, 이 남친이 뜬금 없이 "금시에 초면인디요." 하잖아요. "옥과 초딩 50회 맞소?" "예." "어디 사셨오?" "항촌 살았는디요." 항촌은 우리 동네인 용두리와 평장리 사이가 아닌가벼. 이런 뜬금 없는 사자가 없더군요. 내 이름을 말해도 눈만 꿈뻑거리면서, "아, 그려...요." 이러 잖아요.
초면이라도 친구라고 하면 좀 반갑게 아는 체 해주면 좀 좋아요? 이미 밥값도 계산한 다음이었는데...
졸업 좀 안했다고 구박하지 마세요. 뜬금 없습니다.
여친네 딸 여울 때 가서 사회나 볼까 합니다.
갔다가 뜬금 없는 대접 받을까 걱정이 되는구먼요.

모두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나의 동문 친구들.

참고: 동문(同門)이란 같은 문을 들어댕기며 놀았던가 공부했던가 하는 뜻 아닌가요? 거기를 몇 번 들어 댕겨야 동문이 되는지는 정해진 바가 없지요. 그러니 나를 보고 동기동창생 혹은 동기동문이 아니라고 하면 뜬금이 없는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