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항상 ‘희망찬’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새해를 맞이한다.
풍년을 약속한다는 풍성한 첫눈과 함께 찾아왔던 2005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참으로 진전이 없는 한 해였다.
얼굴 가득 절망의 표정을 짓고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렵다.
갈등은 다양해지고 그 골도 깊어만 간다.
자살 사건은 왜 이리 흔한지. 좋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질서 지키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얌체족 운전자들까지 시시때때로 마주치고 나면 아,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만 싶다.
새로올 한 해를 다시 희망차게 맞을 수 있을까? 그래야지.
자, 가는 연(年)을 잘 보내고, 오는 연(年)을 큰 희망과 함께 맞이할 준비를 해 볼까?

생(生)은 명(命)이라지만 희망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어느 영화(Out of Africa) 속의 대사 한 부분을 인용해보자(사실일까?).
“아프리카의 어떤 용맹한 종족은 현재의 상황이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종족의 전사를 감옥에 가두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단다.”
희망은 미래에 대한 기대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내 자식이 더 좋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미래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인간은 희망을 가져야 적극적으로 생을 살아갈 수 있다.
모두의 마음속에 스스로 이루어 갈 보다 밝은 내일, 아름다운 미래에 대한 소망과 열정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신기루와 같아서 방황과 좌절의 뒤 끝에 절망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진정한 희망을 갖고 싶다면 우선 자신의 바람을 구체적 목표로 바꾸어야 한다.
‘10년 안에 10억 벌기’와 같이 미래 특정 시점까지 달성할 상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목표를 설정했음에도 희망 대신 절망을 느낄 수 있다.
달성가능성이 낮거나,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도대체 흡족하지 않는 경우이다.
달성가능성이 낮아지는 하나의 이유는 달성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정보나 전문지식이 부족하면 그 방법을 찾기 어렵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다른 이유는 목표를 너무 높게 잡는 것이다.
투입하는 자원의 양을 늘리거나 목표 달성기간을 길게 잡으면 이 문제를 풀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자원은 제대로 축적하지 못한 채 조급하게 큰 바람을 이루려다 좌절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목표기간을 늘리고 단계를 설정해 순차적으로 추진하면 절망 대신 희망을 갖게 될 것이다.

달성 가능한 목표가 절망적인 것이면?
욕심이 지나쳐서 흡족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기대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
안분자족(安分自足),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철학을 배워야 할 일이다.
분수를 벗어날 정도로 너무 크게 바라 절망의 싹을 키우지 말자.
인생은 대(代)를 이어 거듭나서 살아가는 것이니 몇 대에 걸쳐 결국은 이룰 수 있을 것임을 믿어보자.
달성할 수 있는 목표만으로는 최저생활조차 위협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이웃과 정부가 힘을 보태 희망을 심어주어야 할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목표를 향한 진전이 없으면 희망은 어느덧 절망으로 바뀐다.
목표 달성 방책은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열심히 끈기 있게 추진해가야 한다.
조그만 성취라도 반복되면 열성과 끈기가 증대된다.
장기 목표를 연속적인 단기목표들로 변환하고 적절한 기간마다 달성도를 평가하여 성취를 즐길 필요가 있다.

개인의 희망은 사회의 영향을 받아 증감한다.
사회란 협동을 통해 개인보다 더 큰 일을 해내거나 분업을 통해 같은 일을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이다.
신뢰가 없는 한 협동과 분업은 불가능하다.
신뢰는 공유한 비전의 일관성과 법적 질서의 유지를 통해 형성되고 강화된다.
어디에 어떻게 도달할지를 제시하여 합의를 도출하고 유지하는 리더십과 법질서를 지켜주는 공권력 확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