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연대 미상의 고려가요. "잠깐 기다려야 나옵니다"

이 노래는 아프고 쓰린 이별의 심정이 절묘하게 그려진 애절한 노래로,
다른 고려 속요에서 볼 수 없는 깊이와 풍미를 느끼게 한다.
그것은 이 노래의 빈틈없는 사려 깊은 작자의 마음씀이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간결, 소박하면서도 가슴을 적시는 감동적인 이별의 노래로
전통 사회에서 임을 떠나 보내는 여인의 심리가
짧은 언어적 형식 속에 농밀히 녹아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
이렇게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작품의 계보는
'아리랑', 황진이의 시조, 김소월의 진달래꽃'으로 이어진다.

결구의 '서러운 임을 보내 드리는 가시면 곧 오십시오.'라는
말 속에는 두 가지 뜻이 담겨 있다.
하나는 노래하고 있는 자기 자신의 하소연이기도 하고,
또는 무언가 드러나 있지 않은 사연 때문에 서럽게 떠나는 님 이기에
붙잡지 못하고 당부 드리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 가시리 -

가시리 가시리잇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날러는 엇디 살라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얄리얄리얄라셩 얄리얄리얄라셩
얄리얄리얄리얄라리 얄리얄리얄라셩

잡사와 두오리 마라난 선하면 아니올세라
설온님 보내보나니 가시난닷 도셔오쇼셔

얄리얄리얄라셩 얄리얄리얄라셩
얄리얄리얄리얄라리 얄리얄리얄라셩

청산 별곡이야 아~아~ 아~
살아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얄라셩 얄리얄리얄라셩
얄리얄리얄리얄라리 얄리얄리얄라셩

<가시리 원본 해석 >

가시나이까 가시나이까
나를버리고 가시나이까

나더라 어찌 살라고
나를 버리고 가시나이까

붙잡아두고자 하나
아주 아니 오시면 어찌하나이까

님 서러이 보내옵나니
가시자 가시는 듯 돌아오소서



가시겠습니까,(진정으로 떠나) 가시겠습니까?
(나를 버리고) 가시겠습니까?
나는 어찌 살라 하고 버리고 가시렵니까?
(생각 같아서는)붙잡아 둘 일이지마는 (혹시나 임께서 행여)
서운하면 (다시는)아니 올까 두렵습니다.
(떠나 보내기) 서러운 임을 (어쩔 수 없이) 보내옵나니,
가자마자 곧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총총히)
가시는 것처럼 돌아서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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