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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에서.. '인생은 비스킷桶과 같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작가는 그 '비스킷 통 안에.. 좋아하는 비스킷과 좋아하지 않는 비스킷이 함께 들어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좋아하는 것만을 먹어버린다면..나중에는, 좋아하지 않는 비스킷만 남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비스킷 통은 어떨까요? 이제와서 보면 제 비스킷 통에는, 맛없고.. 보잘것 없는.. 비스킷만 남아있을 것입니다. 크고,보기에 좋거나 맛있는 비스킷만.. 끊임없이 먹어댔을 테니까요. 또 남들에게 권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제 통 안에는.. 맛없고, 부스러지거나 깨어진.. 그래서..비스킷 같지도 않다고.. 여기던 것들만 남아있을 것입니다. 올바른 선택이었을까요? 삶의 자리에서 바라봅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할 수만 있다면 싫은 일은 피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을 하면서.. 살아 왔던 것 같습니다. '天性이 그렇다' 할 수도 있겠지만, 남에게 싫은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거나,또 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아래서 살아온 듯싶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만이 진리이며, 자신의 몫이라고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마치 오래되고.. 홀로인 義人처럼,, 완전하기만을 추구하거나.. 강하고 성공한 사람들.. 자신에게 있어 달콤한 사람들.. 그런 사람 사이에서 교우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 양 지냈을 것입니다. 반면에 조금 부족하고 약해 보이는, 사회에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겨지는.. 사회적 약자인 병자나.. 가난한 이웃에게는 등 돌리고 외면하는 그런 삶이었습니다. 모든 인간의 본성 일까요? 아니면.. 저만의 추악한 위선이었을까요? 그러면서도 자신의 삶의 모습만이.. 정당하고 올바른 정의이며, 실현해야 할.. 유일한 가치라고 생각 했을 요한입니다. 먹다 남은 비스킷 부스러기에 외면하는.. 위선까지도 인간조건에서 자신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며.. 자신을..정당화했을 것입니다. 아버지를 통해서 보면 어떨까요? 마리아와 마르타를 대비시켜 우리 삶의 몫을 깨우쳐주신.. 가르침을 통해 바라보자면, 아마.. 마르타의 몫처럼..살아야 한다고 믿어왔을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잃어버린 양의 비유'를 보며 받았던 목자에의 첫 느낌은.. 모든,, 혹은 다수의 양을.. 보호하고 집으로 데려 와야 한다'는 세상의.. 기본적인 자신의 책무와 正義를..버려둔 채.. 잃어버린 한 마리 양 만을 찾아 나서는것은 지극히 부당하다는 것'이었죠. 사실로.. 마리아와 마르타의 몫을 나눠놓고 생각하면, 그둘 중 어느 몫 하나 제대로 살아오지 못한 .. 요한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마르타의 삶을 살려하면서도.. 끊임없이 마리아의 몫에도.. 마음을 빼앗기거나.. 눈독을 들였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수녀님의 지적과 같은 좋은 몫이 아니라, 버려야 할 헛된 욕망이나 교만한 지식과 같은.. 거짓 자아에 휩쓸린 몫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이중적이고 극히 위선적인.. 두개의 삶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假面의 얼굴' 뒤에 자신을 숨기고는.. 아버지께 사랑가득한 칭찬'을 바랐습니다. 어둠속에 살면서도,, 아버지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거나 , 속아주시기를 강요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주일미사에서 신부님의 강론을 들으면서도, 자신을 깨닫지 못한 서글프고 가련한 인생입니다.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려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녀님! 요한은 위선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단장한,, 이리에 다름.. 아닙니다. 선량한 이웃의 칭찬마저도.. 자신을 들어 올리려거나 합리화하는데 이용했을 것입니다. 모래 위에 쌓는 城의 '허무한 狡猾'을 모르는 체 말입니다. 죽음을 생각했습니다. 지난 며칠을 보내면서..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죽음은,, 나하고는 멀리 떨어져있는.. 영원한 미래의 일만이 아니고,, 또한 이론이나 지식과 같은.. 개념만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제 삶의.. 실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놀랍게도 그 實體가.. 지금껏 머릿속으로 품어왔거나, 입으로 지껄이던 것보다,, 훨씬 크고 두렵고..고통을 동반한, 그래서 사람을 한없이 약하게 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리는.. 그런..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압도하고 쓸어버리는, 暴風과 같은 얼굴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병상에서 싸우는 고통, 혹은 죽음까지도.. 우리의 노력이나, 기도로 이겨내게 하거나, 위로 할 수 있다고.. 여겼던 어리석음도 알았습니다. 누구의 위로도 단순하고 짧은 한순간만의 위안이 될 수 있을 뿐,, 그것은 아버지 만의 권능이시며, 결국 혼자서 겪어야하고, 싸워야하는.. 자신만의 일일 것입니다. 아버지 앞에서면.. 한없이 작고 초라한.. 존재일 수밖에 없으며.. 이런 실체적이고 현실의 문제인 죽음을.. 思辨的이고.. 槪念的으로만 이해하려 했던 .. 한없이.. 어리석은 요한입니다. 그래서 우울해지고 힘들었습니다. 저의 경우도,, 언젠가는 죽음을 맞겠죠. 그 일이 내일이 될지.. 아니면 오년.. 십년.. 혹은..그보다 먼 훗날의 일 일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은 누구의 위로도,,단순하고..짧은.. 순간만의.. 위안이 될 수 있을.. 뿐, 온전히 혼자서..스스로 지어가는 .. 자신의 몫이라는 진리를 배웠습니다. 이제 비어가는 비스킷 통을 보면서.. 요한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어떤 것도,, 그것을 되돌리거나 다시 채울 수 없다면, 조금 남아있는 - 쓸모없이 여겨지던.. 귀 떨어지고..그리고 조각난.. 맛없는 비스킷까지도.. 정성스레 모으고.. 그들이 있음에.. 감사히 여겨야 할 것입니다. 그 모두가, 아버지께서 주신.. 고맙고.. 눈물겨운.. '십자가 희생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고마우신 수녀님! 주신 글을 머리로가 아닌.. 가슴으로 읽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요한도 이제 새롭게 시작해보려 합니다. '내일 세상의 종말이 온다해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겠다.'던 賢者의 말을 빌어서라도.. 남아있는 내 삶안의 죄악까지도.. 아버지께 바쳐드리며..기도하겠습니다. 또 우리에게 주신 '내가 너희를 사랑하듯이 서로 사랑하여라.' 하신..계명을 실천하는.. 제자의 삶을 살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시작이며.. 끝이시며.. 또한 말씀이신.. 아버지를.. 나 또한.. 알았다면.. 이제부터라도 그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그리고.. 비어 있는 저의 비스킷 통에.. 말씀의 성찬을 가득 담아서..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는 날, '아버지! 보잘것없는 요한의 차림이지만,, 저의 고통'이고 또한.. 노력'이었으니.. 어리석은.. 한 삶의 모습으로 가엽게 여기시어, 제발..아버지 곁에 머무르게 해주십시오' 라고 말 할 수 있기를,, 기도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수녀님이 가르쳐주신.. '내 삶의노래'처럼요.. 아멘. 칠월 스무날.. 그분의 제자 요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진짜 어둠이 무엇인지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용기를 주실 능하신 분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나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시는 분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보잘 것 없는 자를 극진히 돌보아 주시는 분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안에 숨겨진 마르타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안에 살아있는 마리아의 숨결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모든 것의 시작이요, 마침이시기에 오늘도 주님 말씀 안에서.. 생명의 기운을 회복할 수가 있습니다. 이것이 저의 기쁨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말씀 앞에 초대받은.. 저희의 마음을 받아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