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근 옥과 현감 영사비(송덕비) 옥과면 구 사무소앞에 있다 

전남 곡성군 옥과면 옛 옥과면사무소 뜨락에 서 있는 현감 김도근(金度根) 송덕비이다.

김도근은 1816년 병자(丙子)년 출생으로 충남 홍주(지금의 홍천) 출생이다.

김도근(金度根)은 그의 나이 31세 때인 1846년 헌종(憲宗) 12년에 사마시인 생원(生員)시에 급제했다.

성적이  3등(三等) 15위였으니  별로 좋지 않은 편이다. 약 600명을 뽑는 사마시에서 말석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그는 이 사마시 시험에 합격한 뒤에 성균관에 입소하게 되는데, 이 성균관 입소가 그의 인생에 전기를 가져온다.

시골선비 김도근은 성균관에서 한양의 쟁쟁한 고관의 자제들과 교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식 벼슬은 3년마다 33명을 뽑는 대과(문과)에 합격해야 벼슬길에 들 수 있지만 이는 어렵고 요원한 일이었다.

옥과면 송덕비군. 옥과면 구 사무소앞에 있다 

그리 넉넉한 집안출신도 아니며 아버지 김현순(金顯淳)은 이미 별세하였고 어머니 혼자 고향 홍주에 계시었다.

그에게 한가지 강점이 있었으니 한 때 세도를 부리던 안동김씨라는 점이었다.

안동김씨 김도근은 연줄보다 능력으로 인정 받지만 시작은 

연줄로서 겨우 벼슬길에 들게 된다.

그가 첫 벼슬길에 든 것이 1864년 고종 1년 갑자년 3월이었다.

그 해에 새로 등극한 고종은 널리 인재를 찾고 있었는데 김도근이 발탁된 것이다.

김도근은 남다른 리더쉽을 발휘해 성균관 유생 집단을 이끌고, 온갖 잡일을 도맡은 것이 그로 하여금 출사의 기회를 이끌고 온 것이다.

김도근(金度根)은 사헌부 감찰(監察)이 되었다.

감찰은 사헌부의 정6품 관직으로 중견 관직이다.

감찰은 모두 13명이 있었다.

감찰은 문관 3명, 무관 5명, 음관(蔭官) 5명의 도합 13명이었고, 업무는 국고출납 · 사제(祠祭) · 조정예회(朝廷禮會) · 과거(科擧) 등 모든 면에 걸쳐 감사관과 같은 감찰 업무였다.

나라의 기강을 세우고 풍속을 바로잡는 일이었다.

섣달 그믐께 각 관청이 사무를 끝내고 창고를 봉할 때에 감찰의 검사를 받아야 했듯이 권력이 있는 업무였다.

과거의 대과 출신이 아닌 김도근은 수시 채용인 음관으로 감찰이 된 것이다.

그의 음관 출사는 평생의 흠결(欠缺)이자 부담이었다.   

이 감찰 업무를 행함에 있어 김도근(金度根)은 무척 깨끗했다.

곡성군 옥과. 작은 면 소재지이지만 한 때는 독립고을이었다.

출사 6개월 뒤에 김도근(金度根)은 궁중의 연주 음악과 무용을 관리하는 장악원 주부가 되었다.

임금과 더욱 가까워지는 자리로 옮긴 것이었다.

장악원은 예조에 소속된 중요 기관이다.

제례·연회·조의(朝儀)·대사객(待使客) 등에서 실제적인 음악활동을 하였고, 종묘·영녕전·문소전(文昭殿)·연은전(延恩殿)·소경전(昭敬殿) 제례의 속부제악(俗部祭樂), 풍운뇌우·사직·우사(雩祀)·선농·선잠(先蠶)·문선왕의 제례때에 아부제악(雅部祭樂), 국왕이 문무백관과 조회하거나 국왕과 왕비의 생일, 문무과의 전시(殿試)와 생원·진사과 급제 발표 등에서 전정고취(殿庭鼓吹)를 연주하는 등 무척 바쁜 업무의 부서였다.

여기서 인정 받은 김도근은 고종 1년 갑자년인 1864년에 왕실의 돗자리, 종이, 유지 따위를 관리하던 장흥고(長興庫)의 핵심직무인 주부가 되었다.

옥과면 구 면청사. 이 곳이 옛날 동헌이 있던 곳이다

김도근은 근무하는 실무부서 마다  뛰어난 능력을 보여 주었다. 

미침내 김도근을 높이 평가한 고종은 그에게 외직을 맡긴다.

김도근(金度根)은 옥과현감(玉果縣監)이 되었다.

옥과는 남원과 광주를 연결하던 중요 요지이다.

조선왕조실록은 그의 옥과현감 발령에 대해 기록하지 않았지만, 승정원일기에는 그가 고종 3년(1866년) 1월 4일에 옥과현감으로 발령 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그는 2년 가까이 장흥고 주부를 맡았던 것이다.

김도근(金度根)은 옥과현감으로서 좋은 행정을 했다. 

그가 현감 시절에 인사고과인 전최(殿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아 왕의 시상을 받았다. 

조선시대의 고과는 엄했고 봐준 경우가 없었다.   

이듬해인 1867년(고종 4년) 3월23일에 김도근(金度根)은 경기도 고양군수(高陽郡守)가 된다.

그의 옥과현감(玉果縣監) 재직은 14개월 정도였다.

한양에서 맡은 경험을 살려 옥과현을 잘 이끌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옥과에서 어떤 실적을 쌓았는지 필자는 거기까지 자료를 발굴하지 못 했다.  

옥과면 원경.  앞의 내는 섬진강 상류인 선각천

그가 고양군수로 나갈 때 고종은 그에게 장궁(長弓)과 장전(長箭), 편전(片箭), 통아(筒兒) 등을 내렸다.

또 그가 훌륭한 옥과현감(玉果縣監)이었음은 그가 떠난 뒤에 다시 확인된다. 

그가 떠난 직후에 전라도를 순찰한 암행어사(全羅道暗行御史) 윤자승(尹滋承)이 이를 확인해준다.

윤자승은 고종 4년인 1867년 6월4일에 왕에게 올린 서계에서,

“ 만경 현령(萬頃縣令) 이병일(李秉一), 옥과 전 현감(玉果前縣監) 김도근(金度根), 무안 현감(務安縣監) 한치조(韓致肇)....... 등이 높은 실적을 쌓앗으니 모두 표창으로 승서(陞敍)하도록 하소서.”

올린 사실에서 확인된다.

그러므로 옥과의 김도근 송덕비는 가짜가 아닌 것이다.

 옥과면 읍내 다운 타운

김도근(金度根) 은 이후에 경북 청도 군수를 지내는데 여기에서도 좋은 목민을 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고종이 청도 군수(淸道郡守) 김도근(金度根)에게 표리(表裏 = 가죽) 1습(襲)을 하사했다는 기록이,

고종 7년(1870) 윤10월 조 기사에 있다.

아후에 김도근은 충청도 청풍부사를 지낸다.

고종 11년(1874년) 10월 30일 기사에,

충청도 암행어사 김명진이 왕에게

 '청주 전 목사(淸州前牧使) 홍우경(洪祐慶)과 함께 청풍 전 부사(淸風前府使) 김도근(金度根)을 포상할 것을 요청'하는데에서 확인된다.

옥과면 산각천 하류쪽  

그렇게 열심히 목민 선정을 펼쳐 가던 김도근(金度根)을 고종 15년(1878년) 4월에 전라도 암행어사 심동신(沈東臣)이 고발한다.

심동신이 복명한 내용 중에

“능주 전 목사(綾州 前 牧使) 김도근(金度根)에게 죄를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김도근은 전라도 화순군 지역인 능주목에서 목사를 지냈고 무슨 잘못이 있었던 보양인데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그가 실제로 벌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김도근은 역사에서 사라진다.

유일한 그의 자취는 이 옥과의 송덕비 뿐인 것이다.

옥과면 읍내.  아이들이 눈을 갖고 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