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먼저 쏘고 대포 쏘기' 방식.
얼마전 정부가 싸이의 성공을 계기로 'K팝 전용 공연장' 설립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을 때,
제가 막대한 세금을 들여 '덜컥' 지어버리지 말고, 체육관 등 기존 시설을 개보수해 작게 운영하며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한방'으로 일을 벌이지 않고 작은 걸음을 내딛으면서 성공을 확인한 뒤에 확장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개인기업이라면야 손실의 책임을 그 개인이 지겠지만, 세금이 들어가는 'K팝 전용 공연장'의 경우는 실패의 결과가 그런 결정을 한 공무원이 아닌 국민에게 돌아가니 더 그렇습니다.
짐 콜린스가 성공하는 기업의 모습으로 '총 먼저 쏘고 대포 쏘기' 방식을 꼽았더군요.
한방의 혁신이 아니라 규율과 실증적인 창의성이 애플의 부활을 더 잘 설명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아이포드 스토리는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커다란 모험이 성공하고 나면 한계를 뛰어넘을 만한 창의적인 시도가 큰 걸음을 한 번에 내딛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앞날을 예측하는 천재성보다는 실증적인 확인에 기반을 둔 작은 걸음의 반복적인 과정으로부터 나왔다."
애플은 2000년대 초 소매점인 애플 스토어를 개장할 때도 대대적으로 매장을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창고를 개조해 매장으로 바꿔서 버지니아와 로스앤젤레스 두 곳에서 작게 시작했고, 제대로 굴러갈 때까지 수정과 테스트를 반복하며 성공을 확인한 뒤에야 확장을 했습니다.
총을 여러 번 쏜 뒤에 대포를 쏘았다는 얘깁니다.
애플 부활의 대명사인 아이포드도 애플이 처음부터 과감하게 커다란 걸음을 내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냅스터에서 음악파일이 공유되고 MP3 플레이어가 등장한 것을 본 애플은 '매킨토시 기반'의 아이포드와 아이튠즈로 '작게'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의 사랑을 확인한 이후 '커다란 대포알 쏘기', 즉 윈도우 기반 PC와 연계되는 비매킨토시용 아이튠즈와 아이포드를 내놓기로 결정했지요.
무작정 대포 부터 쏘는 것은 '재앙'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 실패의 재앙을 만회하겠다고 또 다른 대포를 쏘아대는 무모한 이들도 있지요.
'총 먼저 쏘고 대포 쏘기' 방식. 기업이건 정부건 개인이건, 잊지 말아야 하는 마인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