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
제 목 |
이 름 |
조 회 |
등록일자 |
1848 |
인사 |
최한용 |
1186 |
13-04-25 1 |
내 용 |
인사
1.
2011년 12월경 서울 있을 당시 가슴에 피부병을 앓았었다.
피부과 병원을 갔더니 의사도 병명을 잘 몰라 독한 연고를 받아가라 하였고, 연고를 잡은 간호사의 손은 그야말로 송충이를 잡아 건네는 듯 기분 더럽게 주는 것이었다.
그 표정은 ‘당신은 무지 독한 나쁜 피부병을 앓고 있는 것’이라는 의미였다.
나는 부끄러웠고 빠른 걸음으로 그곳을 나왔다.
정말 억울했다. 나의 서울 생활 364일은 매우 규칙적이었고, 근검과 절약이 몸에 밴 생활이었기 때문에 나쁜 피부병을 가졌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용케도 연고를 바른 지 약 일주일 후 차도가 있어 다시는 병원에 가지 않았다.
그 때 서울에 올라 온 아내가 옷장 비품 넣어 두는 곳을 뒤지더니
‘이것을 왜 여기에 두었냐?’고 묻는다.
‘화장품이라서 몸에 바르고 있는 중이다.’고 했더니
‘이게 비누지 무슨 화장품이냐, 화장실에 두고 써야지’하고 말했다.
‘몇 달 전 이것을 사 주면서 몸에 바르라고 하지 않았냐?’고 다시 물었다.
‘목욕하면서 비누로 문지르라고 했지, 언제 화장품으로 쓰라고 했냐?’고 답했다.
나는 기가 찬 모습으로 피부과 병원에서 당한 상황을 말해주었다.
그러니까 나의 가슴 피부병은 비누로 범벅을 해놓고 닦지 않은 채 말려 두었기 때문에 생긴 결과물이었던 것이었다.
그러니 의사가 어떤 피부병인지 알 턱이 없었을 것이었다.
2.
2013. 4. 21. 일요일 점심 무렵, 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을 전기봉이라고 밝힌 그 의사는 회의실에서 환자 부르듯 내 이름을 불렀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는 의사의 말에 신경을 곤두세워 다음 말을 기대했다.
의사는 “니가 회장으로 추대되었다.”고 말했다.
50회 동창회장이라면.......
정해순 아줌마처럼 모두가 공감하고 베푸는 사람이어야 한다.
최상봉 선생처럼 전체를 조율하고 친구들 애경사 뿐 아니라 가족의 일까지 세심한 관심을 가져주는 전원일기 최불암 아저씨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
조영섭 선생같이 잘 소통하고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웃집 아저씨 스타일이어야 한다.
김왕중 아저씨같이 소주 한잔에 감동하고 머리 맞대며 호탕하게 웃을 수 있어야 한다.
한데... 나는 그게 아니다.
술 잘 먹고, 목소리 크고 욕 잘하고, 독설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
박수에 묻힌 내 목소리는 더 이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의사는 나를 진단했지만 내 병을 몰랐다. 독한 연고만 주면서 바르면 나을 것이라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다. 현명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노력하는 친구였다는 기억으로 남고 싶다.
독한 피부병 연고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큰 소리로 웃는 날을 기대한다.
우리 친구들은 자유롭고 창조적이며 형식에 사로잡히지 않은 당당함 그 자체라고 생각하며 그 표현을 한 컷으로 보여주는 사진이 있어 소개합니다.
‘제목: 몸과 영혼이 자유로운 우리 친구’
- 50회 포토자료실, 순번 419 ‘2013년도 동창회 모습’ 위에서 7-8번째 사진
|
|
|
|